우리가 공공재생에너지법
국민동의청원을 제기하는 이유
국민동의청원 대표 청원자 이태성의 이야기를 통해 공공재생에너지법 국민동의청원을 제기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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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이태성입니다.
저는 충남 태안에서 나고 자랐고, 스물 여섯에 태안 석탄화력 발전소에 입사해 25년간 일하며 두 딸을 키우고, 어머니를 모시며 이곳에서 살았습니다. 발전소의 굴뚝은 제 삶의 절반이었고, 생계였고, 자부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와 동료들이 일해오던 일터는 ‘기후악당’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석탄 발전소를 없애야 한다고 외쳤고, 우리 노동자들은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죄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발전소는 우리에게 단순히 생계 수단이 아닙니다. 거기엔 일하며 삶으로 투영된 가치, 땀과 눈물이 깃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사라지는 봄과 가을, 가뭄과 폭우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40도가 넘는 현장에서 일하다가 죽는 노동자들, 기후재난으로 삶터를 잃는 뭇 생명들.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단순히 발전소를 지키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것, 이제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와 제 동료들은 말합니다. 석탄발전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됩니다.
2025년 12월, 제가 일한 태안 1·2호기를 시작으로 전국 28기의 석탄발전소가 문을 닫습니다. 그 안에는 8,418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습니다. 그들의 삶과 지역의 기반까지 함께 닫아버린다면, 그것은 전환이 아니라 폐기입니다. 화석연료가 기후위기를 악화시키지만, 단지 석탄발전소를 폐쇄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계획 없이 불평등 구조를 그대로 둔 사회적 폐기는 전환이 아니며, 어떤 사고와 비극을 반복해 왔는지를.
태안에서 일어난 김용균 김충현 동지의 죽음은, 죽음에도 응답하지 않은 사회와 불평등 구조, 계획 없는 전환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그 죽음들이 던진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나서기로 했습니다. 발전소 노동자, 지역주민, 기후활동가, 연구자,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우리가 이 전환의 희생자가 아니라,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질문합니다. 왜 이 전환은 늘 누군가의 해고와 고통 위에 서야 합니까? 왜 바람과 햇빛처럼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할 에너지가 누군가의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합니까? 기후위기의 책임은 함께 나눠야 하면서, 그 위험은 왜 가장 약한 이들에게 집중됩니까?
우리는 석탄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정의로운 전환의 부재가 고립과 배제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몸으로 확인해왔습니다. 고용의 불안은 삶 전체를 위협했고, 지역은 방치되었습니다. 그렇게 위험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떠넘겨진 것 뿐이었습니다.
이제는 공공의 힘으로, 정의로운 전환을 만들어야 합니다. 기후위기 대응도, 에너지 전환도, 고용의 문제도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방식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전환은 사회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구조를 다시 짜는 일입니다. 공공재생에너지라는 이름으로 제안하는 전환은, 위험을 줄이고, 동시에 함께 안전해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 청원은 한 명의 노동자의 외침이 아닙니다. 전환을 함께 만들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드리는 제안입니다.
위험을 방치할 것인지, 아니면 제대로 된 전환을 만들 것인지. 지금이 전환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공공재생에너지법, 지금 함께 청원해 주세요.
우리 손으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모두의 전환을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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